Recent List
2015-03-20
선교학 잼
오늘부터는 7시30분부터 봄이를 맡겨놓고 학교에 오게 된다. 현재는 선교학 선택과목인 '탈식민신학'에 참여하고 있지만, 어제 들은 '현대선교신학'과 같은 교수님이시고, 교수님의 티칭 스타일 자체가 뭔가 텍스트 위주로 샤프하게 짚어나가기 보다는 컨텍스트를 텍스트 삼아 이를 성찰해 나가려는 것이다보니, 어제 수업때 다루어졌던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터라, 간만에 블로그에 충실한 요즘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좋은 건지..
연신원에서의 선교학은 사실상 매우 조직신학적이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신학'이다. 여타 선교단체는 '신학'이라기 보다는 '개종 기술'에 정초되어 있으며, 장신대에서 내가 접했던 선교학 교수님들은 (물론 아니신 분들도 당연히 계시다! 장신대에서 내가 접할 수 있었던 선교학 교수님은 1-2분에 불과했을 뿐) 일반 선교단체보다 더 조악한 '개종 기술'에 정초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분들이 이야기하는 '선교신학'은 매우 신자유주의적이며 심지어 제국주의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연신원에서 이야기하는 선교학은 그냥 그 자체로 '신학'이라 부를 만 하다.
지난 학기 선교학 개론의 교재로는 데이비드 보쉬의 <변화하고 있는 선교>, 월터 미뇰로의 <만들어진 대륙 라틴 아메리카>, 필립 젠킨스의 <신의 미래> 였다. 사실상 보쉬의 책 이외에는 '선교학' 텍스트라기 보다는 탈식민주의적 관점의 인문학적 학술도서라 할 수 있다. 미뇰로의 책은 서구 기독교의 근대성 이면에 숨겨진 식민성의 이빨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고, 젠킨스의 책은 전세계 기독교계의 중심-주변 담론의 지각 변동을 다룬 책이다. 한 마디로, 서구 중심의 기독교는 몰락하게 될거라는 탈식민적 담론을 다룬 책이다.
이번 학기 <현대선교신학>에서는 철학자 레비나스, 들뢰즈, 바흐친을 공부하게 된다. '선교'신학인데, 철학자와 문화이론가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진리란 항상 시대적 상황과의 연계성 안에서만 제대로 계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시간적 진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시간적 진리를 인간이 그냥 무시간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항상 시간 안에 갇혀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탈식민신학>에서는 말 그대로 '탈식민주의'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오늘날을 일컬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라고 하는데, 이것과 연계되어 폭발적으로 세계 이곳 저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것이 바로 '포스트콜로니얼' 담론이다. 텍스트에는 '선교' 관련 책은 보이지 않고, 제목에는 '탈식민'이라는 글자 아니면 탈식민주의 학자의 이름이 들어가있는 책들이다.
이번 학기엔 하는 일이 많아, <현대선교신학>과 <탈식민신학>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은데, 쉽지 않은 선택이겠고, 선택할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더 어렵다. 그러나, 교수님 말씀대로, seminary가 아닌 university에 오길 잘했다 싶다.
Label:
[elaborated],
방연상,
선교학,
신학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