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구단의 철학은 단순하다.
팬들이 축구 경기의 중요한 일부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선수와 매니지먼트도 중요하지만
팬이 없으면 축구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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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교회'는 곧 '성도'이지만,
시애틀 구단과 같은 마인드를 가진 교회라면
정말 다니고 싶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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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1207n14157
듀어든 | 이영표의 MLS 밴쿠버행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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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인기를 얻었던 TV 시리즈 X 파일의 주요 촬영지는 캐나다 밴쿠버였다. X 파일은 기이한 현상의 사건들과 외계인의 존재에 관한 드라마였다. 나는 이영표가 X파일의 에피소드의 인물들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한동안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한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다시 돌아올 때는 세계에서도 가장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물로 복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영표가 지도자가 된다면 대단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듯하다! ‘프로축구의 마이너리그’ 냉정하게 말하면 미국 프로축구를 향한 일반적인 인식은 이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영표의 입장에서는 아주 나쁜 선택이 아니다. 지난 8월 그를 만났을 때 여러 옵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K리그 팀들로부터 오퍼가 있었고 유럽의 소규모 구단과 중동 팀들도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나는 그가 중동, 특히 UAE에서 2년 정도 더 뛸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결국에는 MLS의 밴쿠버가 정착지가 됐다. 많은 팬들이 이영표의 한국 복귀를 원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역시 나쁜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영표는 축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선수이고 미래에는 한국 축구를 위해 큰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다. 이영표를 지도자로 원할 팀은 한둘이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한국 선수라고 해서 의무적으로 K리그에서 뛰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 누구도 K리그나 한국 축구에 어떤 빚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영표가 MLS 생활을 끝내고 K리그로 돌아오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이영표는 다양한 축구 문화를 접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해 유럽 빅리그를 경험했고 중동에 이어 이제 미국리그까지 진출했다. 대표팀의 일원으로 세계 각 나라들과 싸운 횟수도 127회나 된다. 그는 나를 만났을 때 ‘다음 팀은 삶이라는 측면에 중심을 두고 생각할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밴쿠버는 아마도 이영표가 가졌던 생각에 어울리는 여유로운 도시일 것이다. 그를 K리그에서 다시 보고 싶지만 북미대륙에 가서 축구를 하는 것도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 MLS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K리그가 오히려 배워야 할 점도 많이 있다. 몇 달 전 K리그 관계자들이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네덜란드를 방문했었는데, 미국도 여정에 추가했다면 더 좋았을 뻔했다. MLS의 축구 자체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롱패스 플레이와 체력에 의지한 플레이를 많이 한다. 이영표는 미국을 경험하며 영국 축구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미국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소속으로 활약했던 이영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울 점은 그라운드밖에 더 많이 있다. MLS 연맹이 리그를 끌어가는 태도와 방향은 매우 프로페셔널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스포츠 시장이 바로 미국이다. 미식축구, 메이저리그, NBA에 아이스하키까지 있다. 최근 MLS는 ‘미국 국민이 가장 많이 본 스포츠’순위에서 3위를 기록, 야구를 추월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실로 엄청난 일이다. 마케팅의 측면에서도 매우 인상적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꼽으라면 마케팅 분야다. 영국인들은 자신들이 가진 무언가를 판매하는 데 있어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미국인들은 이러한 일에 도가 튼 사람들이다. 시애틀 사운더스의 예를 보자. 아직 창단 4년밖에 안 된 클럽이지만 지난 시즌의 평균 관중은 39,000명에 달한다. 시애틀 근처에 있는 라이벌 포틀랜드 팀버스도 매주 19,000명의 팬을 불러 모으며 분위기를 형성했다. 밴쿠버 역시 또 다른 신생팀으로서 20,000명의 평균 관중을 기록한다. 이들 모두 미국의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팀들로 라이벌 관계를 이루며 계속 발전 중이다. 포틀랜드는 팀이 창단되기도 전에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프로축구를 준비했다. 도시 전체에 팀버스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었고 축구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수반됐다. 이어 팀버스는 다양한 시민 층이 축구 문화에 동참하도록 유도했는데, 팀이 실제로 창단될 즈음에는 도시 전체가 축구 개막을 기다리는 분위기까지 나왔다. 새로운 시장에서 어떻게 프로 축구를 마케팅 할 것인지 알려주는 멋진 예라고 생각된다. MLS가 미국 전역에서 모두 성공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들은 ‘Step by step'의 마음으로 신나는 무언가‘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긍정적인 점은 각 구단들이 서로를 밀고 당겨주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시애틀 구단의 철학은 단순하다. 팬들이 축구 경기의 중요한 일부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선수와 매니지먼트도 중요하지만 팬이 없으면 축구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시애틀 사운더스는 팬으로 이루어진 위원회가 구단 운영에 대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미국 프로 구단이다. 팬 위원회는 4년마다 단장의 재신임과 불신임과 같은 굵직한 사안에 의견을 낼 수 있다. K리그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거의 혁명 수준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베컴, 앙리와 같은 수퍼스타들이 하나 둘 미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현상도 도움이 된다. 이들은 MLS의 가치를 올려주고 이영표 같은 선수들의 미국 진출 의지를 높여주는 동기도 된다. 이영표는 미국에서 토트넘 시절 동료인 로비 킨과 재회할 가능성도 있다. 이영표는 이미 축구 선수로서 경험해야 할 모든 것을 다 경험한 선수이다. 여기에 북미 대륙의 축구까지 더 해지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이영표가 당장 한국 축구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더욱 가치 있는 인물이 되어 복귀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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